[시네프리뷰] 아노라-또다시 새롭게 거듭난 신데렐라 이야기 (2024)

<아노라> 역시 이ìœê» 계속해 오던 패턴이 다른 소재 안에서 ë°˜ë³µë˜ê³ ìžˆë‹¤. ê°œë³„ì ì™„ì„±ë„ë‚˜ ëŒ€ì™¸ì í‰íŒì„ ë–나 ‘션 ë²ì´ì»¤ê°€ 션 ë²ì´ì»¤ 했다’라는 ì†Œê·¹ì í‰ê°€ì˜ 한계 또한 í”¼í• ìˆ˜ 없는 작품이다.

ìœëª©: 아노라(Anora)

ìœìž‘연도: 2024

ìœìž‘êµ­: 미국

상영시간: 139분

장르: 드라마, 코미디, 멜로

감독: 션 ë²ì´ì»¤

출연: 미키 매디슨, 마크 아이델슈테인, ìœë¦¬ 보리소프, ì¹´ëŒ ì¹´ë¼êµ´ë¦¬ì•ˆ

개봉: 2024년 11월 6일

등급: 청소년 관람 불가

<아노라>는 2024년 ìœ77회 칸 영화ìœì˜ 폐막작이자 최ê³ìƒì´ë¼ í• ìˆ˜ 있는 황금종ë¤ìƒ 수상작이다. 자체만으로 영예로운 성과지만, 한편에서는 과연 ê·¸ ì•ë„의 가치를 지닌 작품이냐는 의문의 목소리도 ììž–다.

이는 최근 칸 영화ìœê°€ ë³´ì—¬ì£¼ê³ ìžˆëŠ” 경향성과도 무관하지 않다. 수상작들을 ë³´ë©´ ê·¼ 수년간 급속한 변화를 ê²ªê³ ìžˆëŠ” ì‚¬íšŒì ë…¼ìŸê³¼ 화ìœë¥¼ 너무 약삭ë¹ë¥´ê²Œ, 또는 마지못해 반영하는 듯한 양태가 뚜ë·ì´ í¬ì°©ë˜ê³ ìžˆê¸° 때문이다. 더불어 매년 새롭게 ì„ì•ë˜ëŠ” 심사위원의 취향과 안목에 크게 좌우됨 역시 ì˜í™”ìœ ìˆ˜ìƒìž‘ì˜ ì‹ë¢°ë¥¼ ì€í•´í•˜ëŠ” 요소로 지ìë°›ê³ 있다.

<기생충>(2019년 수상) 이후 황금종ë¤ìƒ 수상작으로 ì„ì•ëœ <티탄>(2021), <슬픔의 삼각형>(2022), <추락의 해부>(2023) 모두가 이런 구설을 피하지 못했다.

오랫동안 예ìˆì˜í™”의 보루로 여겨졌던 칸 영화ìœì˜ 권위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들린다. 반면 소위 권위와 ì„통이라는 핑계로 오랫동안 보수ììœ¼ë¡œ 이어지던 영화ìœë¥¼ 질타해 왔던 입장에서 이런 변화가 차라리 혁ì‹ìì´ë¼ 평가하는 시ì„도 ììž–다.

분명한 것은 시간의 흐름에 있어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진실이다. 영화ìœì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과연 어떤 것이 더 나은지는 좀더 시간을 지나 차분히 í‰ê°€ë ê²ƒì´ë‹¤.

ì‹ë¶„ 상승을 꿈꾸게 된 뉴욕의 스트리퍼

미국 뉴욕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는 아노라(미키 매디슨 분)는 화ë¤í•œ 조명 아래 무수히 스쳐 가는 남자들에게 웃음을 팔며 돈을 번다. 어느 ë‚, 가게를 찾은 ì²ë¶€ì§€ 러시아 갑부 2세 이반(마크 아이델슈테인 분)이 아노라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이ê³, 후에도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이내 충동ììœ¼ë¡œ 결혼까지 하게 된다.

뒤늦게 러시아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이반의 부모는 대로하ê³, 두 사람의 결혼을 무효화시키라며 하수인 세 사람을 급히 출동시킨다. 이들이 들이닥치자, 이반은 줄행랑을 ì¹˜ê³ ì¡¸ì§€ì— 홀로 인질 아닌 인질이 된 아노라는 세 사람의 손에 ì´ëŒë¤ ì´ë°˜ì„ 찾기 위해 뉴욕의 밤거리를 헤매는 처지가 된다.

<아노라>의 모티브가 ‘ì‹ë°ëë¼ 이야기’에서 출발했음은 자명하다.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ê·¸ë‡ë“¯ 환경ìÂ·ì•ì„œì 한계를 가진 주인공은 꿈만 같은 로맨스의 ê³¼ì•ì„ 통해 행복한 삶을 이루길 ì›í•˜ê³ ì—¬ê¸°ì— 더해 ì‹ë¶„ 수직 상승까지 기대한다.

그러나 이런 ìž¥ë¥´ì ë„ìž…ë¶€ëŠ” 영화가 중반으로 ì‘어들며 난데없는 난장 소동극으로 다급히 변질한다. 중반 이후 큰 비중으로 ë‹¤ë¤„ì§€ê³ ìžˆëŠ” 달아난 ì‹ëž‘을 찾기 위한 아노라와 러시아 하수인 3인방의 ì†Œëž€ìŠ¤ëŸ½ê³ ì‹¬ëž€í•œ 여ì•ì€ 평범한 로맨스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겐 당혹스러움을 안길 수도 있다. 더불어 이 영화를 ‘메타 로맨스’ 장르로도 규ì•í•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.

다큐멘터리와 픽션의 혼재에 탁월한 감독

이런 ë³€ì¹™ì ë˜ëŠ” ë³€í˜•ì ë°©í–¥ì— 대한 의문은 션 ë²ì´ì»¤ 감독이 앞서 ì„보인 작품들을 둘러보면 어느 ì•ë„ í•´ì†Œí• ìˆ˜ 있다.

그의 작품 대부분은 코미디 드라마의 형태를 ì·¨í•˜ê³ ìžˆì§€ë§Œ 윤락여성, 아동, 성 소수자 등 기존 상업 영화에서는 드러내기 부담스러워하는 ì‚¬íšŒê³„ê¸‰ì ì•½ìžë“¤ì„ 주인공으로 ì„면에 내세운다. 이와 함께 ì„문 배우가 아닌 ì‹¤ìœ ê´€ë¨ ì¸ë¬¼ë“¤ì„ ìê·¹ììœ¼ë¡œ ìºìŠ¤íŒ…í•˜ê³ ë‹¤íë©˜í„°ë¦¬ë¥¼ 연상시킬 만큼 역동ììœ¼ë¡œ 상황을 연출하는 것 또한 큰 특징이다.

2017년에 발표한 <플로리다 프로ìíŠ¸>는 그의 작품세계에서 큰 변곡ììœ¼ë¡œ 기록된다. 기존의 특징이 ê³ìŠ¤ëž€ížˆ 반복되지만, 그나마 무분별한 개발로 소외된 계층, 그중에서도 연약한 아동을 ì„면에 등장함으로써 공감의 폭을 크게 넓혔ê³, 대중 관객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기회가 됐다.

이후 작품들 역시 이런 형식과 주ìœë¥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, 이번 ì‹ìž‘ <아노라> 역시 이ìœê» 계속해 오던 패턴이 다른 소재 안에서 ë°˜ë³µë˜ê³ ìžˆë‹¤.

ê²°êµ­ <아노라>는 ê°œë³„ì ì™„ì„±ë„ë‚˜ ëŒ€ì™¸ì í‰íŒì„ ë–나 ‘션 ë²ì´ì»¤ê°€ 션 ë²ì´ì»¤ 했다’라는 ì†Œê·¹ì í‰ê°€ì˜ 한계 또한 í”¼í• ìˆ˜ 없는 작품임도 분명하다.

새로움의 부재와 메타 장르 영화

그리스어에서 ìœëž˜í•œ ì‘두어 메타(Meta)는 주로 ‘넘어서’, ‘뒤에’, ‘다음에’라는 뜻으로 쓰인다. 현대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사용되는데, 기준이 되는 형태나 이ë¡ìœ¼ë¡œë¶€í„° 거리를 둔 ‘객관화’를 통해 도출되는 새로운 추가나 변형의 ê³¼ì•ê¹Œì§€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으로 확장해 이해된다.

ëŒ€í‘œì ê²½ìš°ê°€ 인공지능(AI)의 한 분야인 자연어 처리(Natural Language Processing·NLP)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ê´€ì ì„환 기ìˆì¸ 메타 포지션(Meta Position)이다. 자ì‹ì´ 처한 상황이나 문ìœë¥¼ ìœì‚¼ìžì˜ 입장에서 ë°”ë¼ë³´ê³ ë¶„ì„í•´ ì°½ì˜ì í•´ê²°ì±…ìœ¼ë¡œ 연결하는 기ìˆì„ 일컫는다.

나ë‚이 ‘새로운 것’을 찾기 ë²„ê±°ì›Œì§€ê³ ìžˆëŠ” 현대의 창작 영역에서 메타는 요긴한 수완이자, 새롭게 파생된 하위 장르를 규ì•í•˜ëŠ” 키워드이기도 하다. 반복돼온 익숙한 컨벤션(관습)을 의도ììœ¼ë¡œ 비틀거나 파괴하는 데 집중해 새로운 재미를 끌어내는 ‘메타 장르’는 폭넓게 오마주(인용)나 패러디(모방) 같은 친숙한 형태까지도 포함하ê²ì§€ë§Œ, 엄밀히는 이와 êµ¬ë¶„í• í•„ìš”ê°€ 있다. 장르의 ì„형성을 깊이 파ê³ë“¤ì–´ 분석하거나 해체한 후 이를 다시 재구성하는데, 관건은 ê·¸ 태도가 얼마나 ì§„ì§€í•˜ê³ ì°½ì˜ìì´ëƒëŠ” 것이다.

영화 쪽에서는 특히 공포 영화 장르에서 ‘메타 호러’란 말로 빈번하게 쓰이는데, 1996년 발표된 <스크림>(사진) 이후 본격ììœ¼ë¡œ 대중에게 익숙해졌다. 타 장르보다 ê´€ìŠµì ìš”ì†Œê°€ ê°•í•˜ê³ ê´€ê°ë“¤ì˜ 충성도가 강한 공포 장르의 특징은 이런 비틀기와 뒤집기를 통해 변질한 ìží•™ì ìž¬ë¯¸ë¥¼ ë„ì¶œí•˜ê³ ê³µê°ì„ 불러일으키는 데 ìœë¦¬í•˜ë‹¤.

이런 양태는 서서히 주변 장르로도 확장돼 이ìœëŠ” 대부분의 장르에서 ë©”íƒ€ì ì‹œê°ì„ 취하는 영화를 쉽게 찾을 수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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